
프롤로그 Prologue
블로그를 하면서 좋은 점은 조금씩 내가 사용하고 늘 곁에 있던 식재료들에 대해 궁금함이 생긴다는 것 입니다. 재료로 허브 하나 사용하는데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들었지만 나름의 궁금함에 정보를 찾아보면서 몰랐던 성분과 다르게 다뤄야 하는 사용법을 알게 되면서 그 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고 뿌듯한 것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키워 사용해 온 바질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이해 할 정도의 정보 만을 알아 보았습니다.
내가 키운 바질의 종류는 스위트 바질(Sweet Basil, Ocimum basilicum)로 바질 종류의 하나 입니다. 우리가 마트나 식당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바질입니다.
바질의 향 Basil fragrance
우리가 느끼는 스위트 바질(Sweet Basil)특유의 향은 단일 성분이 아니라 복합적인 에센셜 오일 분자의 조화로 만들어집니다.
바질은 단순한 풀 냄새가 아니라, 상큼한 숲 향, 달콤한 안니스(Anise) 향, 정향(Clove)의 은은한 매운맛, 약간의 페퍼민트 향이 묘하게 어우러진 복합적인 풍미를 가집니다.
리날룰(Linalool): 라벤더나 벼룩이 좋아하는 꽃에서도 발견되는 성분으로, 마음에 안정을 주는 풋풋하고 달콤한 숲 향을 냅니다.
유칼립톨(1,8-Cineole): 유칼립투스나무에서 볼 수 있는 상쾌하고 화한 특성을 부여합니다.
유제놀(Eugenol): 정향(Clove)의 핵심 성분으로, 씹었을 때 은은하게 느껴지는 정향 특유의 스파이시함과 우디한 깊은 맛을 연출합니다.
메틸 차비콜(Estragole): 회향(Fennel)이나 안니스(Anise) 같은 달콤하고 리큐르 같은 풍미를 더해줍니다.
이런 성분들로 인해 잎을 손 끝으로 비비거나 씹었을 때 퍼지는 특유의 향긋한 유칼립톨(Eucalyptol)과 리날룰(Linalool) 성분이 기분을 상쾌하게 합니다.
또 다른 Different Varieties
바질은,’스위트 바질’ 외에도 완전히 다른 향을 풍기는 다양한 품종이 있습니다.
레몬 바질 (Lemon Basil): ‘시트랄’ 성분이 들어있어 비비면 진짜 상큼한 레몬 향이 나고 생선 요리, 샐러드 에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시나몬 바질 (Cinnamon Basil): ‘신나메이트’ 성분으로 은은한 계피와 정향 향이 나며 차·디저트 에 많이 사용 됩니다.
홀리 바질 (Holy Basil / 툴시):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주는 ‘어댑토젠’ 성분이 풍부해 인도에서는 영약으로 취급받으며, 신경 안정에 뛰어납니다. 특히 태국 볶음요리 팟카파오무쌉의 핵심 재료이기도 합니다.



따뜻함의 상승 Flavor Upgrade
스위트 바질의 분자는 열에 매우 민감 합니다. 그렇지만 따뜻한 온도(약 40~60°C)를 만나면 은은한 단맛과 글루탐산(우마미/감칠맛)의 성질을 활성화합니다. 즉,바질을 따뜻하게 다루면 단순한 ‘풋풋한 풀 향’을 넘어 요리의 전체적인 풍미와 감칠맛을 한 단계 끌어올려 주는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차가운 샐러드에 넣을 때와 달리, 파스타나 피자처럼 따뜻한 요리에 더해지면 바질 특유의 향이 치즈나 오일의 느끼함을 잡고 요리 전체의 감칠맛을 극대화해 줍니다.
생잎 상태: 유칼립톨과 리날룰이 살아있어 상큼함, 풋풋함, 정량의 매운향이 돋보입니다.
따뜻한 요리 위: 휘발성 높은 리날룰은 살짝 날아가고 유제놀과 에스트라골의 달콤하고 우디한 잔향이 우러나와 오일이나 치즈의 풍미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줍니다.
왕이 되다 Crowned as the King of Herbs
바질(Basil)은 ‘허브의 왕(King of Herbs)’이라 불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향신채입니다.
바질의 고향은 인도 및 열대 아시아 지역입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바질의 한 종류인 ‘홀리 바질(Tulsi)’을 신성한 식물로 여겨 종교적 의식이나 전통 의학(아유르베다)에서 악귀를 쫓고 치유하는 약초로 오래전부터 사용했습니다.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로마: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 향신료로 사용했으며,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넘어가며 약용 및 요리용 허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스어 ‘바실리코스(Basilikos, 왕의/왕에 속한)’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지중해와 지중해 요리의 핵심이 되기까지: Middle Ages(중세)를 거쳐 지중해 연안으로 퍼진 바질은 특히 이탈리아 리구리아(Liguria) 지방에 정착하면서 19세기 무렵 우리가 흔히 아는 바질 페스토(Pesto Genovese)의 핵심 재료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 최고 The Best of the Best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먹는 스위트 바질은 : ‘스위트 바질(Sweet Basil)’ 품종군에 속하지만, 그 중에도 최고가 있다고 합니다.
원산지 명칭 보호(DOP)를 받는 최상급 페스토용 바질은 ‘Basilico Genovese(제노베제 바질)’입니다.

일반 스위트 바질: 잎이 약간 두껍고 정향(Clove) 및 민트 향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제노베제 DOP 바질: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방의 해풍과 토양에서 자라며, 민트나 싹 냄새(민트향을 내는 멘톨 성분)가 거의 없고 100% 달콤하고 부드러운 숲 향만 강하게 풍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스위트 바질을 ‘제노바의 큰 초록잎’이라는 뜻의 Grand Vert 또는 Basilic Grand Vert로 부릅니다. 프렌치 퀴진에서는 페스토 형태로 으깨기보다는, 버터 오일 에멀전(Basil Butter), 바질 콘소메(Consommé), 페이스트리 디저트(레몬 바질 소르베 등)처럼 향을 오일이나 설탕 시럽에 섬세하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주로 활용합니다.



와인을 알게되다 Getting to know wine
바질이 들어간 요리(바질 페스토 파스타, 카프레제 등)를 드실 때 와인을 곁들여보세요!

바질에는 메톡시피라진(Methoxypyrazine)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메톡시피라진(Methoxypyrazine)은, 식물이나 채소에서 신선하고 싱그러운 ‘풀 향, 피망 향, 갓 벤 풀 냄새(Herbaceous / Green aroma)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유기 화합물(향 성분)입니다. 이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나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와인 특유의 신선한 풀 향을 결정짓는 화합물과 동일해서 신선한 산미와 허브 향이 나는 소비뇽 블랑 와인을 바질 요리와 함께 즐기면 풍미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최상의 조합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블랙의 잎 Blackened basil leaves
바질 잎에는 Polyphenol Oxidase(폴리페놀 옥시다아제)라는 효소가 들어있습니다.
폴리페놀 옥시다아제 Polyphenol Oxidase는 세포가 상처 입거나 열을 받을 때 산소와 반응해 바질 잎을 검게 갈변(흑변)시키는 식물 천연 산화 효소입니다.
사과나 바나나를 잘라두면 공기 중에서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이 바로 이 Polyphenol Oxidase 효소입니다.
바질을 칼로 썰거나, 뜨거운 파스타 면에 바로 넣고 함께 볶으면 잎 속의 효소가 산소 및 열과 반응해 순식간에 검은색(흑변)으로 변합니다.
금속 칼로 잘랐을 때, 금속 이온과 반응함과 동시에 잎의 세포 벽이 일직선으로 단절되면서 내부 효소가 산소와 급격히 결합해 단 몇 분 만에 잎이 흑변(Melanosis)하고, 유용한 향 분자가 공기 중으로 유실됩니다.
검게 변했다고 독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바질 특유의 상큼한 향과 신선한 풍미는 이미 날아간 상태입니다.
요리의 열기가 조금 식은 뒤 마지막 고명(Garnish)으로 올리거나, 칼로 써는 대신 손으로 툭툭 찢어서 넣으면 신선한 초록빛과 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내게 있어 이 부분이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 입니다. 다루기 편한대로 자르고 다지고 했으니 온전한 바질의 향을 많이 잃어버리고 산 것 같습니다.
보관 Preservation
“남았으니 냉장고 야채실에 넣어야지~” 하고 넣었다가 다음 날 검게 변해버린 바질을 보신 적 있으시죠? 냉장고의 냉기가 강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바질은 열대 지방 출신이라 추위에 매우 약한 허브입니다.
줄기 끝을 살짝 잘라 물컵에 꽃처럼 꽂아두고, 실온(15~20°C)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싱싱하게 오래 먹는 방법입니다.
생바질이 많다면 잣, 마늘, 파르미지아노 치즈, 올리브 오일과 함께 갈아 바질 페스토를 만들거나, 올리브 오일에 재워 두면 바질 향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반전 매력 Unexpected Charm
바질에는 메틸 차비콜(Methyl chavicol)과 리날룰(Linalool)이라는 유기 화합물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은은하고 상큼하게 느껴지지만, 모기·날파리·초파리에게는 강한 거부감을 유발합니다.
창가나 테라스에 바질 화분을 두거나, 잎을 손으로 비벼 즙을 살짝 피부 주변에 바르면 아주 훌륭한 천연 모기 기피제 역할을 해줍니다.
그래서 만들어 봤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거워 지면서 밖에 있던 날파리들이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생김이 작아서 방충망 그물 사이로 들어오는데 불편하고 작아서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녁 무렵이면 방충망 밖에 달라붙어 있는 파리들이 안으로 들어오면 어떡하지 걱정에 베란다 문을 잘 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질과, 레몬 ,시나몬 가루를 이용해서 탈취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시간에 따라 달라붙는 빈도를 보면서 완전 퇴치제 역할 보다는 방충망에 달라붙는 날파리의 빈도가 확실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효과가 있음을 보았습니다. 시중에 파는 약품을 사용한다면 집안의 공기와 사람에게 많이 해로울 수 있는데 이 탈취제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아 안심할 수 있음에 좋았습니다.
바질 탈취제 만드는 방법 : 바질 잎 10g
레몬 1/2 개 (껍질까지 모두 사용)
시나몬 가루 1/4 tsp
물 1CUP
위의 재료들을 절구를 이용해서 곱게 빻아주는데 먼저 레몬 껍질과 바질을 빻아주고 으깨지면 물1CUP을 부어 남은 레몬을 으깨서 즙도 넣고 시나몬 가루를 섞어 15~30분 두어 재료들이 잘 우러나게 한 후 고운 채에 걸러서 물만 사용 합니다. 다음으로 분무기 에 담아 날파리가 붙은 방충망에 중간 중간 뿌려줍니다. 이때 분무기는 미세 분무기 보다 일반 분무기 가 좋은 것 같네요, 미세 분무기 가 시나몬 가루로 고장이 났습니다. 완전 퇴치는 아닙니다.그렇지만 방충망에 달라 붙는 날파리의 빈도는 확실히 줄었습니다. 바질의 성분을 알게 되면서 얻게 된 생활의Tip 인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Tip이 있다면 농사나 가드닝 세계에서 바질과 토마토는 서로에게 최고의 짝꿍으로 통합니다.
토마토 옆에 바질을 함께 심으면 바질의 강한 향이 진딧물 등 해충의 접근과 알 산란을 막아줍니다.
바질이 토마토 뿌리 부근의 수분을 이롭게 조절해 토마토의 당도와 풍미를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바질과 토마토는 접시 위 Caprese Salad 뿐만 아니라 땅속에서 부터 완벽한 마리아주(Mariage)를 자랑합니다.

바질 시드 Tadpole Egg Appearance
물을 만나면 30배로 부푸는 Basil Seeds 올챙이 알같이 생겼습니다.
바질 씨앗(Basil Seeds)은 물에 닿는 순간 수용성 식이섬유막이 형성되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을 만나면 자기 몸집의 약 30배까지 흡수해 젤리 형태로 부풀어 오릅니다. (치아씨드보다 부푸는 속도가 훨씬 빨라요!)
포만감이 뛰어나고 장 운동을 촉진해 지중해나 동남아에서는 다이어트 음료 및 디저트(바질씨드 드링크)로 많이 이용 된다고 합니다.



지혜롭게 고르기 Choosing Wisely
페스토를 만들 때, 생바질 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때 바질 페스토를 구매하실 때는 뒷면의 성분표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 바질 페스토는 바질, 올리브 오일, 잣, 파르미지아노 치즈로 만듭니다. 또 다른 제품들은 올리브 오일 대신 해바라기유 또는 대두유, 잣 대신 캐슈넛, 심지어 시금치 분말을 섞기도 한다고 합니다.
성분표나 원재료명에서 올리브 오일과 바질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고르면 훨씬 깔끔하고 깊은 지중해 본연의 풍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는 Going forward, I…
음식이란 아는 지식으로 만들고 먹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재료를 만져도 그 재료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다루었을 때 좀 더 풍성한 향기와 맛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했습니다. 지식과 손 끝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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